한지
봉수면 서암리에서 생산되는 전통한지는 다음과 같은 유래를 간직한 채 지금까지 전통한지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지금부터 1,000여년전 고려시대 국사봉(의령군 봉수면 소재)중턱 대동사란 큰절이 있었다.이 절에는 설씨라는 성을 가진 주지 스님이 있었는데 어느 봄날 산자락과 밭 두렁에 지천으로 나있는 야생 닥나무 가지를 꺾어 보았더니 껍질이 아주 질기다는 것을 알고 개울물 속에 한나절 담가 두었다가 건져내 보니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질긴 섬유질이 생기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걸 돌로 찧어서 너럭바위 위에 얇게 펴서 널어 말렸더니 빛깔도 곱게 바래어진 채 아주 질 좋은 닥종이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일이 기원이 되어 이곳을 비롯한 인근 지역으로 전파되어 대량으로 생산되었고 지역 유명 특산물이 되기에 이르렀으며, 가내수공업 형태의 한지 주산지가 되었다.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조정에 올리기도 했고 중국에까지 팔려나가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진 종이고장이 되었고 이런 연유로 해서 한동안 이곳 지명이 지촌면으로 불리어 지기도 했다.근대에 와서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함께 한지의 생산도 기계화 기업화되면서 전통 수공업에 의한 닥종이 생산은 그 명맥을 잇기도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의령군에서는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특산물이며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 발전을 위하여계속 생산 보급하고 있는 이곳을 시범문화마을로 지정 받게 하였으며 동시에 전통한지전시관을 건립하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자기
궁류면 운계리 벽계계곡과 한우산에 들어가는 길목에 도자기를 굽는 공방 "찰비다원(진보도자기)"이 자리를 잡고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흙으로 구운 장승이 양켠에 서있으며 도자기 전시장겸 다원이 중앙에 위치하고 왼쪽에는 황토초가집이 정다워 보인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공방이 위치하여 고령토의 흙내음이 물씬 나며 물레, 가마, 갓 구워낸 도자기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전시장에는 찻잔, 전등, 촛대, 막사발 및 다기, 식기 등 생활도자기와 분청사기 등 작품 도자기가 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고 구경하는 동안 항상 전통국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신(新)국악"의 멜로디가 잔잔히 흐름과 동시에 전통차를 다루는 다원을 겸하고 있어 녹차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간혹 구경왔다가 직접 빚은 그릇에 자기의 이름과 가훈 등을 써서 흔적을 남겨 놓고 간 작품들도 보이곤 한다. 이 공방의 도예가인 장목 주우정씨는 의령읍이 고향으로 창녕군 남지읍에서 10여년 공방을 운영하다가 몇 년 전에 고향을 찾아 이곳에서 다시 터를 마련하게 되었다.그는 90년도 경상남도 미술대전에서 토기류와 다기류를 접목시켜 만든 작품을 내놓아 공예부문 입선 그리고 제21회, 제22회, 제24회 전국공예품 경진대회 입선, 제26회 대회에서 특선, 제46회 개천예술제 공예부문에서 특선 등을 차지한 세라믹공학도 출신의 젊은 도예가이다.옆집 아저씨 같은 정겨운 인상에 서민적 분위기를 고집하면서 가마 앞에서 땀을 흘리며 도자기를 굽는 모습은 정말 진지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도자기 빚는 요령과 기법에 대해서 친절히 안내하고 언제든지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반겨 맞이한다.그 동안 학생, 주부 등 도자기를 가까이서 접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직접 빚은 그릇에 좋은 말들을 적어 기념으로 간직하고자 작품을 가지고 가기도 한다.주말에 자녀들과 함께 한우산을 등반하고 내려오는 길에 벽계계곡, 의령예술촌, 일붕사, 봉황대를 구경하고 녹차 한잔에 도자기를 가까이서 느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